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IR 공지
[TV 견문록]‘공짜’의 설움
2003.09.02
[TV 견문록]‘공짜’의 설움
KBS ‘열린음악회’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‘공짜라고 이렇게 멋대로 해도 되는 거냐’고 항의하는 글들이 폭주하고 있다. 최근 한 시청자는 경향신문으로 전화를 해 “KBS가 ‘국민의 방송’이라면서 국민과의 약속을 제멋대로 어긴다”고 분개했다.
그는 지난달 중순 부모님을 위해 ‘열린음악회’ 방청권을 신청했다. 같은달 26일 녹화 예정인 방청권을 손에 쥐고 뛸 듯이 기뻤던 그는 며칠 뒤 눈앞이 캄캄해지는 상황을 맞았다. KBS로부터 관세청 직원들의 단체관람으로 일반 시청자 관람이 취소됐다는 메일을 받은 것이다. 그는 실망하는 부모님에게 1주일 뒤인 9월2일 공연에 당초에 받은 방청권을 가지고 가면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.
그런데 얼마 후 KBS로부터 2일 공연 녹화가 또 취소됐다는 메일이 배달됐다. 이유인즉 녹화 장소인 KBS홀이 1~3일 다른 곳에 대관됐다는 것이었다. 그는 KBS홀이 갑자기 대관됐다는 게 의심스러웠지만 꾹 참고 당초에 받은 방청권으로 9일 녹화에 갈 수 있느냐고 묻자 관계자는 나중에 다시 알아보라고 했다.
무성의한 대답에 화가 난 그는 공짜라고 이렇게 번번이 맘대로 취소, 연기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. 그러자 그 직원은 자신은 다른 팀이어서 잘 모른다고 했다. 그는 담당자와의 통화를 원했지만 담당자들이 모두 지방으로 출장을 갔다는 직원의 말을 듣고 ‘열린음악회’ 방청을 포기하고 말았다. 이에 대해 유찬욱 책임프로듀서(CP)는 “공교롭게 ‘관세의 날’ ‘대구 U대회’ 등 각종 특집 때문에 고정 녹화가 순연되었다”며 양해를 구했다.
지난달 중순 한 지상파 방송의 법률프로그램에서는 ‘공짜표를 가지고 공연 관람을 갔다가 푸대접을 받아 정신적 피해를 입었을 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’라는 문제를 다뤘다. 결론은 배상받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.
‘열린음악회’의 방청권은 매주 1,000장 정도 배포된다. 녹화 2주 전 제작파트에서 인터넷이나 전화로 예매를 받고, DM발송 형식을 취하고 있다. 예정됐던 녹화가 순연되는 건 방송사 사정에 따라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‘열린음악회’ 측은 배부된 방청권을 받은 시청자들에게 녹화 연기에 따른 충분한 설명을 했어야 했다. ‘개그콘서트’ ‘윤도현의 러브레터’ 등의 방청권을 관리하는 KBSi의 한 관계자는 “좀더 나은 시청자 서비스를 위해 방청권을 관리하는 창구가 일원화되어야 한다”고 말했다.
〈김후남기자 khn@kyunghyang.com〉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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